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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지낸지도 어느덧 대략 18개월이 되었다.

 

이곳에 살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들과 기억의 조각들을 글로 정리해서 쓰려니 막막하고 힘들어서

 

몇 가지 주제로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첫째 이야기로 현재 나는 학생 신분이니, 캐나다 교육환경에 대해 느낀 바를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우선 내 학교 이야기는 재미가 별로 없으니 아이들의 학교 이야기부터 하기로 하자.

 

참고로 캐나다의 교육시스템과 기타 제도는 다른 멋진 분들의 블로그에서 확인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든 큰 딸이 여기 나이로 5살, 즉 생일이 지난 5살부터 9월 학기로 시작하는 유치원 공교육에 편입이 된다.  

 

 

공교육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린이집에 보내든 집에있든 크게 상관은 없다.

 

하지만 나 같은 가난한 유학생은 한달에 우리 돈으로 80만 원에서 100만 원에 달하는 어린이집 교육은 좀 낯설고 힘들다. 

 

그리고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에게 부여되는 아동수당도 처음에는 해당사항이 없으니, 보통 돈이 없으면 집에서 놀게 교육하게 된다. 

 

 

우리도 처음에 뭣 모르고 내가 다니는 학교 부설 어린이 집에 첫째를 보내고, 둘째는 그냥 집에서 놀게 했다.

 

한국과 제일 다르고 힘들었던 것은 매일 도시락을 싸줘야 하고 데려다주고 데리러 가야 한다는 것이었고

 

또 다른 힘든 점은 문화와 언어가 다른 환경에 아이를 적응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https://www.uvic.ca/services/childcare/

불행인지 다행인지, 2주 동안은 데려다 주고도 아이가 말을 못 하니 내가 30분 정도 같이 있어주면 책도 읽어주고

 

우는 아이도 보채고 했다. 그러더니 그 후에는 친구들하고 잘 놀더라. 영어단어는 10개도 모르는데 ㅎㅎ

 

역시 외국생활에서 어린아이 적응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던 선배님들의 말씀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

 

그 후로 첫째는 무서운 적응력으로 어린이집을 평정하고, 같은 해 9월부터 시작하는 유치원에 들어갔으며 그 이후로도 별일 없이 잘 다니고 있다. 이 부분은 부모로서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잠시 쉬고 있지만 곧 올해 9월이면 1학년이다. 아 세월 참 빠르군.

 

그리고 그 중간중간 친구들도 사귀고 지역 커뮤니티 센터에서 하는 저렴한 스포츠 활동도 소소하게 즐겼다. 발레를 가장 좋아하고 둘째와 함께 겨울엔 수영과 스케이트도 배웠다.

 

몇달간의 어린이집 경험이었지만 우리와 가장 다르다고 생각하는 전략적으로 아이들을 방임한달까. 그 흔한 장난감도 없고, 날씨에 상관없이 야외활동 정말 많이 하고, 큰 틀의 프로그램은 있지만 우리처럼 시간에 맞춰서 척척 진행하는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부모에 따라서 호불호가 있겠지만, 아이가 좋아하니 나도 좋았다. 선생님들도 인내심이 많은 분들이셨고. 전반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유치원 생활은 공교육이다 보니 보다 교육에 중점이 되어있다. 알파벳이나 도형, 숫자를 많이 배우고, 무엇보다 감사했던 건 우리처럼 원어민 가족이 아닌 아이들에겐 별도로 선생님이 지정되어 영어교육을 시켜주니 딸래미도 금세 영어실력이 향상됐다고 생각한다. 

 


 

첫째의 경험을 교훈 삼아 좀 미안한 감이 있지만, 둘째는 그냥 집에서 돌보기로 했다.

 

물론 아내가 주로 돌보고,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근처 주민센터 어린이 놀이방이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놀이교실에 주로 데리고 다녔다. 첫째가 유치원에 들어간 이후 둘째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누나처럼 어린이집에는 보내지 못하더라도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는 곳에 많이 데리고 다니고 싶었다.

 

다행인 것은 동네 주민센터나 레크리에이션 센터마다 무료 혹은 거의 무료로 운영되는 미취학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이 많아서 한번 가면 반나절 동안은 놀이나 밥걱정 없이 지낼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비용 부담 없이 운영되는 이런 프로그램 많아지고 활성 화서 자연스럽게 비슷한 나이 때 아이를 키우는 동네 사람들끼리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시간이 많았다. 내가 영어만 잘했어도 좋았을 텐데.

 

시 도서관 놀이공간

 

둘째도 이제 내년이면 9월이면 공고육에 편입된다. 올해 부턴 작게라도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 코로나로 집에만 있다 보니 힘들더라도 열심히 둘째와 싸 돌아다닌 지난겨울의 경험이 매우 소중했음을 다시 느끼게 된다. 갑자기 먹먹해지네.

 

둘 다 학교에 다니는 올해부터는 아마도 아이들 모두 나와 같이할 시간이 줄어들 것 같아서 시원섭섭하겠지만, 어쩌랴. 이게 부모의 인생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