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누구에게나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다.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

부끄러운 기억,

후회스러운 기억들

 

그 기억들 처음부터 끝까지만 싹둑 잘라서 잊고 싶은 기억이 있다.

영화처럼 그럴 수 있다면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기억한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안다.

그 아프고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기억들도 나를 이루고 있는 일부라는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우고 싶은 기억은 

지워지지 않은 채로 어느 날 갑자기 맞게 되는 소나기처럼

나를 사정없이 흐트러뜨리고 또 금새 사라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꺼내본 예민했던 기억의 모서리는

어느새 비에 닳아 무뎌져 있다. 

 

잊고 싶은 것은 그렇게 잊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비에 닳아 사라지는 모든 것처럼. 아주 천천히.

 

그래서 우리는 지우고 싶은 많은 기억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이유로 다시 시작할 수 있나 보다.

 

youtu.be/HVJRRNEOSYU